2022 SUAPC Winter 대회 참가 후기

2022 신촌지역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 동아리 연합 겨울 대회인 2022 SUAPC Winter에 지난 대회 팀원(whitehorse, 9114jin) 그대로 '5시간 집중하기 힘든 나이'의 팀명으로 참가하였다.

매 대회마다 항상 후기를 써왔지만, 이번 대회는 후기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나도 물론이고 팀원들도 모두 바빠서 팀 연습을 한 번도 못했고, 지난 대회 이후로 다들 PS를 별로 하지 않아서 별다른 기대도 없었다.

팀을 다시 결성하게 된 계기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는데, 다른 팀에 들어가면 바쁜 일정 때문에 실력을 떠나서 여러 부분에서 민폐가 될까 봐 걱정을 했고, 또 그렇다고 해서 대회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대회를 핑계로 한번 모여서 회식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팀원들에게 다시 대회에 나가자고 했고, 다들 괜찮다고 했다.

실제로 다들 장려, 운 좋으면 동상을 얘기하고 있었고, 10~20만원으로 회식을 어디서 할지가 더 고민이었다.

그런데, 여러 운이 겹쳐 성적이 정말 잘 나와 오랜만에 포스팅하는 겸 기록용으로 짧게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성적은 1위(현대오토에버 상)를 차지하였다.

정말 단 1%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기만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대회 전 얘기한 것들이 기만이 된 것 같아 조금 죄송하지만... 우리 팀 실력에 대해선 객관적인 평가를 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운이 많이 겹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사실 이번 대회는 대회 전부터 역대급 대회라고 생각했다.

swoon님과의 대화에서 내가 했던 말인데, 고수들이 다들 흩어져서 절대적 강자가 없고, 어느 팀이 우승해도 납득이 될만한 구성이었다. 자칫 말리면 수상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실제 대회 결과도 역대급이었다.

7솔이 15팀이 나와 수상팀이 모두 7솔이고, 13문제 중 6문제가 아예 풀리지 않는 엄청난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사실 되게 찝찝한 1등이었는데, 오픈컨의 결과와 이후 매겨진 난이도를 보니 그래도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우리 팀은 0퍼솔, 7제출, 7AC, 1등이라는 꽤 드문 성적이었고, 1시간 40분 이후 제출을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대회를 놓은 것은 아니고 그냥 제출을 못한 것이었다....

처음 100분은 그 어느 팀보다 잘했고, 남은 200분은 그 어느 팀보다 못했다.

문제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우리 팀의 전략은 정말 빠르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제외하면 구현은 내가 맡아서 하고, 두 팀원은 아이디어 제공과 반례 제공에 집중했다. 그리고 스코어보드를 따라가면서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내가 적절히 분배해서 나눠주었다.

그래서 애드혹에 강한 whitehorse에게 L을 주었더니 빠르게 해결해주었고, J의 풀이를 알려줘서 내가 빠르게 구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라며 9114jin이 나에게 문제를 잘 던져주었고, G, K의 예제가 적어서 9114jin에게 여러 예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마침 그중에 반례가 있어 한 번에 AC를 맞을 수 있었다.

D번도 많은 팀들이 WA를 받길래 믿음의 제출을 했는데 바로 맞았다. 다행히 올바른 풀이였다.

그렇게 7솔을 한 뒤, 다른 문제는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팀명값 제대로 했다...

그나마 H번은 딱 봐도 백준의 '컨닝'과 비슷한 문제로 이분 매칭인데, 도저히 그래프 모델링하는 방법이 안 떠올랐고, I번은 틀린 풀이로 1시간 동안 뇌절했다.

결국 다른 팀이 더 못 풀기만 기도하고 있었고, 다행히(?) 남은 문제들이 모두 다이아라 풀리지 않았다. 만약 조금이라도 쉬운 문제가 있었다면 1등을 못했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대회 후기에 썼던 이 글이 현실이 될 줄이야... 올여름 대회에서 1등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아무튼 1등 해서 기분은 좋다.

여담으로, 7솔이 15팀이나 나올 정도였는지 생각이 들긴 한다. 확실히 상향평준화가 많이 된 것 같고, 다들 잘해지는 모습을 보니 무섭다.

Rebro의 코딩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