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사자처럼 at 서강대학교 7기 활동을 잘 마치고 수료하였다.
수료한 지 오래되었지만, 뒤늦게나마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화질이 나쁜 사진은 모자이크 한 사진입니다.)
멋쟁이 사자처럼 이라는 동아리를 처음 들어본 건 2학년 때였다.
학교 선배님들이 진행한 컴퓨터공학 복수전공 또는 비전공자 대상자를 위한 설명회(?)에서 얼핏 들었다.
당시에는 이러한 좋은 동아리가 있다는 식으로 잠깐 언급해서 기억에 크게 남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때 말한 동아리가 바로 멋쟁이 사자처럼 이었다.
그동안 학회나 학생회 등은 했어도 동아리는 한 번도 가입해본 적이 없어서 4학년이 되어서야 처음 동아리에 지원하게 되었는데, 컴공 복수전공을 3학년까지 하면서도 내 진로의 방향성을 전혀 정하지 못해서 다양한 경험도 하고 실력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다.
경쟁률이 되게 높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고, 사실 7기까지만 해도 지원하는 거 자체가 되게 힘들었기 때문에 (지원 이전에 사전 과제만 2~3일은 걸렸고, 자소서도 문항이 5개나 되었다) 준비를 하면서 점점 더 붙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 1차 서류와 2차 면접을 모두 합격해서 서강대학교 멋쟁이 사자처럼 7기 구성원이 되었다.
(지금은 사전 과제가 없다던데,,,,,,,,)
1. 시작
처음은 '서강대학교 OT'를 진행하였고, 그다음 날에 바로 '멋쟁이 사자처럼 7기 전체 OT'가 진행되었다. 시립대에서 진행되었는데, 지방에 있는 학교에서는 버스를 빌려서 온다는 얘기를 듣고 멋사가 그 정도인가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냥 적당히 괜찮은 코딩 동아리에 가입했다는 생각이 OT를 통해서 싹 바뀌었다.
7기 인원만 총 1700명? 정도 된다고 하였는데, 이렇게 코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고, 이런 사람들과 경쟁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 1700명 안에 속해있다는 자부심도 조금 들었다.
(이때만 해도 7학기가 그렇게 바쁠 줄은 몰랐다)
OT에서 멋사를 통해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성공하신 분들의 강연이 여러 개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동아리만 해서가 아니라 따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분들은 뭘 해도 성공하지 않으셨을까? 그래도 멋사가 좋은 발판이 된 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공부하는(?) 동아리이다 보니, 우리 학교에서도 나이나 학번이 되게 다양했다. 특히나 멋사가 원래 비전공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라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2~3명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거의 대부분이 컴공이나 융합 소프트웨어 전공을 복수 전공하고 있었다. 확실히 컴퓨터 쪽이 요즘 대세라는 게 느껴졌다. (컴공 본전공이 적은 이유는 전공수업만 들어도 힘들다는 얘기가...)
2. 활동
학기 중에 동아리 활동은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진행되었다. 다른 학교 멋사들은 이거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바쁜 학기였다.
7기 운영진분들이 각자 맡은 세션을 수업하고 실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매 수업마다 느낀 건 ppt를 정말 잘 만든다는 생각이었다... 다들 어디서 그렇게 ppt 만드는 방법을 배워왔는지 ㅠㅠ
세션 내용은, 웹 프로그래밍 동아리답게 HTML/CSS, CRUD, Github 다루기, API, CBV 등등 Django 기반 기능들을 배웠다. 사실 제대로 배운다면 한 학기 동안 이 중 하나만 해도 다 못 끝내기 때문에 동아리 시간에는 어쩔 수 없이 단순히 코드 복붙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세션을 들으면서 이렇게 공부해서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였다. 이외에 시간에도 개인적으로 별도의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컸고 덕분에 나중에 프로젝트를 할 때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게 되었다....
그래도 코딩 공부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디버깅하는 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그동안 구글링 하나는 확실히 잘해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웹 프로그래밍은 코드를 작성하면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재미는 있었다.
이렇게 1학기 때는 웹 프로그래밍 세션 수업으로 커리큘럼이 진행되고, 여름방학과 2학기 때에는 팀별 프로젝트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3. 행사
멋사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한다면, 멋사에서 주관하는 행사들인 것 같다.
주로 해커톤이 행사의 대부분인데, 아무래도 전국단위의 동아리이다 보니 전체 행사는 규모가 엄청 크고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 (전체 행사 때 또 멋사 뽕이 잔뜩 차오르게 된다)
1. 1학기
우선 1학기 때에는 전체 행사는 없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작은 행사들이 있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복커톤' (복습 + 해커톤)이 진행되었는데, 시험일정 때문에 참여는 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는 겸 미니 해커톤을 진행했는데, 개인적으로 해커톤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참여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었다.
그리고 중간에 이화여대랑 연합 세션이 한번 있었다. 타 학교 멋사와 처음 교류하는 날이었는데, 이대에서는 우리 학교와 다르게 vscode를 이용하여 로컬에서 작업을 해왔어서 개발환경의 차이 때문에 많이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부터는 우리도 vscode를 사용해서 학습하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했는데 처음부터 로컬에서 학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멋사는 모든 학교가 다 동일하게 학습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지만 개발환경이나 배우는 내용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고, 학교별로 다 직접 계획하는 걸 보니 새삼 운영진들이 존경스러워졌다.
2. 여름방학
여름방학 때 큰 행사가 몇 개 있었다. 처음 면접 때도 여름방학 때 따로 하는 일이 없는지를 물어봤을 정도여서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1학기 종강을 하고 바로 '신촌톤'이 있었다. 신촌에 있는 학교(연대, 이대, 서강대)의 멋사들이 모여서 해커톤을 하는 것이었다. 이외의 학교에도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소문에 의하면 엄청 빨리 마감됐다고 들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보인 게 레드불 100개였다. 수북이 쌓여있는데 뭔가 미래가 느껴지는...
장소는 강남에서 진행됐고, 저녁 7시 정도부터 시작해서 다음날 아침 11시 정도에 끝났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밤을 꼬박 새운 적은 없었는데, 코딩하느라 계속 집중해서 그런지 해커톤이 끝날 때까지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확실히 중앙에서 지원도 해주고 후원도 들어와서 참가비 10000원에 장소 대관, 치킨, 피자, 샌드위치 등등 다 제공해줘서 코딩하는 내내 배고프지는 않았다.
학교별로 골고루 나눠서 4인 1팀으로 팀을 짜고, 아이디어를 짜고 코딩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팀은 반려동물이 갈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를 기획했는데, 우리와 거의 비슷한 아이디어가 다른 한 팀이 있었고 반려동물에 관한 팀이 4팀 정도는 됐던 것 같다. 강아지나 고양이 좋아하는 마음이 다를 수가 :)
나는 백엔드(Back-End)를 맡았었고, 프론트와 백이 각각 자기 맡은 바를 수행하고, 코드를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는데, 디버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깃헙을 다룰 줄도 잘 몰랐고, 혹시나 발생할 오류 때문에 코드를 복사해서 카톡으로 보내서 붙여 넣기 하는 엄청난 노가다 방식으로 진행했다. 백이랑 프론트를 따로 구현하다 보니 합쳤을 때 오류가 많이 발생했고, 운영진분들의 도움을 매우 많이 받았다. (나중엔 옆에 계속 대기하고 있었던....)
사실 처음에 프로그래밍 실력이 너무 낮아서 민폐가 될까 많이 걱정을 했는데, 세션 자료들이랑 예전 코드들 보면서 꾸역꾸역 어떻게든 완성은 했고, 단순히 프로젝트 완성보단 팀원들과 함께 기획하고, 코딩하고, 토의하는 그 과정 자체가 매우 좋았다. 이게 해커톤을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늘 들어왔고, 경험해보니 실제로도 그랬다.
아침 6시쯤에는 멋사 대장이신 '이두희'님이 입국하자마자 바로 오셔서 한마디 하시고 격려해주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쳐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타까웠다.
그다음으로는 멋사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중앙 해커톤' 이 있었다. 전국에 있는 모든 멋사인들이 참여하는 해커톤인데, 스케일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사실 다른 해커톤처럼 짧은 시간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다른 학교 멋사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발표하는 그런 자리였다. 약간 멋사 전체 정모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우리 학교는 프로젝트를 여름방학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 해커톤까지도 많이 완성이 되지 않았었는데, 다른 학교들은 멋사 활동 시작부터 팀별로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이미 완성을 다한 팀들이 많았다. 벌써 홍보 스티커도 만들고 배포까지도 끝나서 사이트 주소도 알려주면서 홍보하는 팀들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단순히 동아리 활동이 아니라 정말 사업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팀은 다행히 네 팀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서 이 날에 프로젝트의 많은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그전에 약 20일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었는데, 자주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진행을 하고 있었어서 해커톤 날에 한 양이 그동안 해온 양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간이 거의 다 끝나갈 때 학교 상관없이 각 팀들 중에서 프로젝트 소개와 홍보를 하고 싶은 팀들은 앞에 나가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많은 팀들이 신청을 했고 발표 준비도 많이 해온 준비가 티가 났는데, 방송 시설이 너무 안 좋아서 뭐라고 말하는지 하나도 안 들렸던 게 많이 아쉬웠다.
3. 2학기
2학기 때에는 별도의 세션 수업은 없었고,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이 되었다. 제일 처음에는 9월 말에 있었던 '학교 가을 축제 홍보사이트'였다. 7기 아기사자 16명이 모두 참여한 프로젝트였는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람이 많을수록 코드 합치는 시간은 점점 늘어난다... 1년에 두 번 매 축제 때마다 멋사에서 축제 홍보사이트를 만드는 게 전통이라고 한다. 봄축제 땐 운영진들이, 가을축제 때는 신입기수들이 만드는데 확실히 운영진의 퀄리티는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나는 휴학 상태였기 때문에 프로젝트 하나를 한다는 거 자체가 뭐라도 남겠다는 생각이어서 다행히 할 의욕은 있었다.
확실히 주변 사람들, 특히 학교 동기들이 바로 접할 수 있는 사이트다 보니, 피드백이 바로바로 들어왔고 또 잘 만들었다는 칭찬들도 많아서 되게 뿌듯했다. 그동안 배운 웹 프로그래밍 지식을 언제 써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처음으로 배포까지 완성한 사이트여서 의미가 컸던 것 같다.
그다음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종강까지 마무리를 지었고, 그 프로젝트로 학교 공모전에 나가서 수상까지 하게 되었다. 자세한 건 따로 게시물을 남길 예정이다.
4. 마무리
처음 가입한 동아리를 어떻게 수료까지 잘 마무리해서 참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멋사를 전혀 몰랐던, 코딩조차 잘 모르던 친구들이 나로 인해서 멋사를 알게 된 모습을 보니 그래도 나름 활동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학부 안에서만 활동하다가 다른 학부 사람들도 만나면서 오직 코딩 하나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 물어보고 공부하는 거 자체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해오던 코딩은 학교 수업만 듣고 문제 풀고 거의 혼자서 하는 공부여서 남들과 협업한다는 것 자체를 잘 몰랐는데, 뭔가 앞으로 회사생활을 할 때에도 동아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놀기 위해서 만난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런지 다 같이 뭔가 친해지기가 조금 어려워서 많이 아쉬웠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유일하게 남은(?) 프로젝트 팀의 한 구성원이어서 다행이었고, 또 공모전 수상이라는 남을만한 결과까지 얻어내서 충분히 보람 있었던 7기 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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